공지사항

화공 김진곤 교수팀, 꿀벌의 지혜, 반도체 세계에서도 필요하다

Author
POSTECH AIF
Date
2024-01-05 16:46
Views
1214
[김진곤 교수팀, 블록 공중합체 통해 초고밀도 나노 패턴 제작 기술 개발]

꿀벌은 달콤한 꿀을 최대한 많이 저장하기 위해 육각형 구조로 집을 짓는다. 허니콤(honeycomb)이라 불리는 육각형 구조는 공간 활용 측면에서 놀라운 효율성을 자랑한다. 이러한 경제적인 구조가 과연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도 도움이 될까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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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은 반도체 칩 안에 많은 부품과 회로를 효과적으로 담기 위해서는 나노미터(nm) 규모에서 패턴을 초고밀도로 배열하는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. 매우 짧은 파장의 극자외선을 이용한 리소그래피(lithography)*2 공정은 미세한 패턴을 생성할 수 있지만 공정이 까다롭고 초기 투자와 유지보수 비용이 매우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.

최근 들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해결책으로 두 종류의 분자 블록이 결합된 BCP가 주목받고 있다. BCP는 블록 간 상호 작용을 통해 스스로 특정한 패턴의 나노 구조를 만드는 ‘자기조립’이 가능하다. 이때, 부피 분율*3이 큰 블록은 매트릭스(바탕)가 되며, 작은 블록이 특정한 나노 패턴을 형성한다. 부피 분율이 더 큰 블록이 스케치북이라면 나머지 블록이 그 위에서 원이나 선 등의 패턴을 그리는 펜이 되는 것이다.

그런데, 부피 분율이 작은 블록이 패턴을 만드는 경우 패턴 간 간격이 넓어 초고밀도 패턴을 제조하기 어렵다. 따라서, 한정된 면적에서 고밀도 패턴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부피 분율이 큰 블록이 나노 패턴을 형성해야 하는데, 연구팀은 수소결합을 형성할 수 있는 두 가지 다른 BCP를 이용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였다.

또한, 연구팀은 두 BCP의 분자량과 혼합 비율을 조절해 원형 단면이 아닌 정사각형 또는 육각형 패턴을 형성했다. 특히, 빈 공간이 거의 없이 촘촘하게 배열된 육각형 구조는 벌집 구조처럼 주어진 공간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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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구를 이끈 김진곤 교수는 “BCP를 사용하면 기존 공정에 비해 경제적일 뿐 아니라 정교하고 복잡한 나노 패턴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”며, “이번 연구가 반도체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연구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”고 전했다.

한편,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초연구사업, 리더연구창의연구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.



1. 블록 공중합체(block coplymers)
두 가지 블록(분자)들이 얽혀 있는 고분자로 블록 간 상호 작용을 통해 특정한 패턴이나 구조를 스스로 형성한다.


2. 리소그래피(lithography)
빛을 이용하여 사진을 찍듯이 특정 패턴을 찍어낸 후 깎아내는 공정을 말한다.


3. 부피 분율
특정한 물질의 부피가 전체 부피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.